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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국제유가가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원/달러 환율 상승 영향으로 수입물가가 두 달 연속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9월 16일 발표한 수출입물가지수 통계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수입물가지수(원화 기준 잠정치, 2020년 수준 100)는 135.21을 기록하여 7월(134.84)보다 0.3% 상승했다.
수입물가지수는 올해 2월부터 5개월 연속 하락세를 지속하다가 7월에 0.8% 반등한 데 이어 8월까지 두 달 연속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8월 수입물가 상승은 품목별로 엇갈린 양상을 보였다. 원재료의 경우 원유 등 광산품이 0.7% 하락하면서 전체적으로 0.4% 내렸다. 반면 중간재는 컴퓨터·전자·광학기기가 1.1%, 화학제품이 0.7% 오르면서 전체적으로 0.5% 상승했다. 자본재와 소비재는 각각 0.7%씩 상승했다.
세부 품목별로는 커피가 13.4%로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고, 안료 3.8%, 기타귀금속정련품 2.4%, 냉동수산물 1.1%, 플래시메모리 1.0% 등이 뚜렷한 상승세를 나타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번 수입물가 상승의 주요 원인은 원/달러 환율 상승이었다. 원/달러 환율은 7월 평균 1,375.22원에서 8월 1,389.66원으로 1.1% 상승했다. 같은 기간 국제유가는 두바이유 기준(월평균 배럴당) 70.87달러에서 69.39달러로 오히려 2.1% 하락했지만, 환율 상승 효과가 더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문희 한국은행 물가통계팀장은 향후 전망에 대해 "수출입 물가는 유가와 환율의 영향을 많이 받는데, 9월 들어 현재까지 두바이유 가격은 전월 대비 소폭 상승했고 환율은 전월 대비 보합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아직은 변동 폭이 크게 나타나지는 않고 있고, 국내외 여건 불확실성도 있어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수출물가 역시 상승세를 나타냈다. 8월 수출물가지수(원화 기준)는 128.73으로 7월(127.86)보다 0.7% 상승하여 두 달 연속 오름세를 기록했다.
품목별로는 농림수산품이 1.1% 올랐고, 공산품도 컴퓨터·전자·광학기기 1.3% 상승을 중심으로 0.7% 증가했다. 세부 품목으로는 냉동수산물 3.3%, 알루미늄판 2.2%, D램 2.0% 등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8월 무역지수(달러 기준)를 살펴보면, 수입물량지수는 113.19로 작년 동월 대비 2.2% 상승했으나, 수입금액지수는 132.58로 3.8% 하락했다. 수출의 경우 물량지수가 121.98로 5.4%, 금액지수가 135.00으로 2.0% 각각 상승했다.
주목할 점은 순상품교역조건지수가 94.48로 작년 동월 대비 2.9% 상승하여 26개월 연속 상승세를 유지했다는 것이다. 이는 수입가격이 5.9% 하락한 반면 수출가격은 3.2% 하락에 그쳐, 상대적으로 수입가격 하락폭이 더 컸기 때문이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수출상품 한 단위 가격과 수입상품 한 단위 가격의 비율을 나타내는 지표로, 우리나라가 한 단위 수출로 얼마나 많은 양의 상품을 수입할 수 있는지를 측정할 수 있다.
소득교역조건지수는 115.25로 순상품교역조건지수 상승(2.9%)과 수출물량지수 증가(5.4%)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1년 전보다 8.5% 상승했다. 이는 우리나라의 전반적인 교역 여건이 개선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힐링경제=윤현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