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사진=연합뉴스]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하루 앞둔 2일, 주요 대선 후보들이 모두 서울에서 마지막 선거운동을 펼치며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총력전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를 비롯한 각 정당의 대선 주자들은 각기 다른 전략과 메시지로 무장한 채 선거 전날의 마지막 기회를 활용해 한 표라도 더 확보하려는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이날 서울 강북구에서 첫 유세를 시작으로 자신의 정치적 여정을 상징하는 의미 있는 장소들을 차례로 순회하는 일정을 소화했다. 강북구를 시작으로 하남, 성남, 광명, 서울 강서구를 거쳐 여의도 공원에서 대망의 피날레 유세를 펼치는 것으로 공식 선거운동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특히 이 후보가 선택한 유세 경로는 단순한 지역 순회를 넘어서 깊은 상징적 의미를 담고 있다. 자신의 정치적 고향이라 할 수 있는 성남과 경기도 지역을 거쳐 '빛의 혁명'의 상징적 장소로 여겨지는 여의도 광장에서 대단원의 막을 내리는 것은, 검증된 행정가로서의 자신의 면모를 부각시키는 동시에 최근 정치적 격변 상황에서 '계엄 극복'이라는 메시지를 강조하려는 전략적 선택으로 해석된다.
이 후보는 또한 자신이 현실 정치 참여를 결심했던 성남 주민교회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는 자신의 정치 입문에 있어 상징적 의미가 있는 장소로, 대선이라는 최대 정치적 도전을 하루 앞둔 시점에서 정치인으로서의 '초심'을 강조하고 유권자들에게 진정성 있는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성남은 이재명 후보가 정치를 시작한 곳으로서 특별한 의미가 있다"며 "여의도공원은 내란을 국민의 손으로 저지하고 대한민국을 지킨 곳이라는 역사적 의미가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최근 정치적 혼란 상황에서 민주주의를 수호했다는 메시지를 부각시키려는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여의도에서의 마지막 유세를 마친 후에도 유튜브 라이브를 통해 온라인상에서 유권자들과 소통하며 공식 선거운동의 대미를 장식할 계획이다. 이는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와의 접점을 확대하고 마지막 순간까지 지지층 결집을 도모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제주도에서 시작해 전국 주요 도시를 순회하며 '국민 대통합'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일정으로 마지막 하루를 구성했다. 김 후보는 2일 제주 4·3평화공원을 방문해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것으로 하루 일정을 시작했다. 이는 역사적 화해와 통합의 의미를 담은 상징적 행보로, 분열된 정치 상황에서 치유와 화합을 추구하는 자신의 정치적 비전을 보여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제주에서의 추모 행사를 마친 김 후보는 부산역 광장으로 이동해 본격적인 유세 활동을 전개했다. 이어 동대구역과 대전역에서 차례로 유세를 펼치며 전국 각지에서 막판 표심 잡기에 나섰다. 선거대책위원회는 이러한 일정에 대해 '제주부터 시작된 국민의 함성이 부산, 대구, 대전을 거쳐 서울까지 울려 퍼진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김 후보의 백미는 오후 6시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열리는 '피날레 유세'였다. 이 자리에는 김 후보뿐만 아니라 대선 후보 자리를 두고 당내 경선에서 경쟁했던 다른 후보들도 참석해 '원팀 통합정부' 비전을 공동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이는 당내 결속을 과시하고 보수 진영의 통합된 모습을 유권자들에게 각인시키려는 전략적 연출로 해석된다.
선거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서울시청은 시민들이 모이는 광장이자 약자들이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는 공간이기도 했다"며 "광화문이라는 공간은 서울의 중심지로 직장인이 많은 만큼 미래를 꿈꾸는 젊은이들의 먹고사는 문제도 함께 살피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김 후보는 공식 유세가 끝난 후에도 멈추지 않았다. 20·30세대가 많이 찾는 서울 홍대와 강남 지역에서 자정까지 거리 인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는 선거의 승패를 좌우할 수 있는 핵심 변수인 청년층을 대상으로 마지막 순간까지 한 표라도 더 확보하겠다는 절박한 각오의 표현으로 볼 수 있다.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는 자신의 정치적 정체성과 가장 부합하는 청년층과의 소통에 마지막 날 일정을 집중했다. 이 후보는 경기 시흥 한국공학대를 찾아 학생들과 함께 학식을 먹는 특별한 행사를 진행했다. 이는 기존 정치인들의 형식적인 유세와는 차별화된 접근으로, 젊은 유권자들과의 진정한 소통을 추구하는 자신만의 정치 스타일을 보여주는 상징적 행사였다.
대학에서의 일정을 마친 이 후보는 경북 경산시 영남대로 이동해 또 다른 대학 유세를 펼쳤다. 대구 수성구 수성못 일대에서는 마지막 집중유세를 통해 지역 유권자들에게 자신의 정치적 비전을 전달했다. 이준석 후보의 이러한 일정 구성은 기존 정치권에 대한 변화 요구가 높은 젊은 세대와 혁신을 추구하는 유권자층을 겨냥한 전략적 선택으로 해석된다.
민주노동당 권영국 후보는 사회적 약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자신의 정치적 정체성에 충실한 마지막 선거운동을 펼쳤다. 서울 종로구 혜화역에서 시작된 유세는 지하철 2호선 구의역과 강남역 등을 거쳐 진행됐으며, 장애인, 노동자, 여성 등 사회적 약자들의 이슈를 집중적으로 부각시키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권 후보는 종로구 보신각에서 마무리 유세를 펼치며 공식 선거운동을 마감했다. 보신각이라는 전통적이면서도 상징적인 장소에서의 마지막 유세는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문제들에 대한 근본적 해결책을 제시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각 후보들이 선택한 마지막 선거운동의 장소와 메시지는 각자의 정치적 정체성과 지향점을 명확히 보여주는 상징적 의미를 담고 있다. 이재명 후보는 자신의 정치적 여정과 민주주의 수호 의지를, 김문수 후보는 국민 대통합과 실용적 보수 정치를, 이준석 후보는 청년 정치와 혁신을, 권영국 후보는 사회적 약자를 위한 진보 정치를 각각 강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주목할 점은 모든 주요 후보들이 서울을 마지막 유세 장소로 선택했다는 사실이다. 이는 서울이 가진 정치적 상징성과 함께, 전국에서 가장 많은 유권자가 거주하는 지역으로서의 전략적 중요성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서울 지역 유권자들의 표심이 선거 결과에 미칠 결정적 영향을 각 후보 진영이 충분히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선거를 하루 앞둔 시점에서 각 후보들의 마지막 메시지와 행보는 유권자들에게 최종 판단의 기준을 제공하는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아직 투표 의사를 결정하지 못한 부동층 유권자들에게는 후보 선택의 마지막 판단 근거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내일 치러질 제21대 대통령 선거는 국가의 향후 5년을 좌우할 중요한 선택의 시간이 될 것이며, 각 후보들의 마지막 하루 행보가 최종 선거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힐링경제=홍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