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결심 공판 출석 [자료사진=연합뉴스]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는 김건희 여사가 고가 금품수수 의혹과 관련해 민중기 특별검사팀의 조사를 받았다.

4일 오후 1시 50분께 법무부 호송차를 타고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특검팀 사무실에 도착한 김 여사는 오후 2시부터 5시 15분까지 약 3시간 동안 대면 조사를 받았다.

지난 8월 29일 구속기소된 이후 두 번째 출석 조사이자, 특검팀 출범 후로는 여덟 번째 조사였다. 직전 조사가 9월 25일에 이뤄졌던 만큼 70일 만의 조사였다.

특검팀은 이날 42쪽 분량의 질문지를 준비해 김 여사가 여러 인물로부터 부정한 청탁을 받고 고가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 취임 직후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으로부터 인사 청탁과 함께 명품 장신구를 받았는지가 주요 조사 대상이었다.

이 회장은 김 여사 측에 맏사위인 박성근 변호사의 공직 임용을 청탁하면서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와 티파니 브로치 등을 선물했다는 내용의 자수서를 목걸이 실물과 함께 지난 8월 특검팀에 제출한 바 있다.

특검팀은 조사 과정에서 목걸이와 브로치를 직접 제시하며 사실관계를 확인하려 했으나 김 여사는 진술거부권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2022년 3월에서 4월 사이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으로부터 공직 임용 청탁과 함께 금거북이 등을 받았다는 의혹, 같은 해 9월 로봇개 사업가 서성빈씨로부터 사업 편의 청탁 대가로 5천만원 상당의 바쉐론 콘스탄틴 시계를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질문했지만 김 여사는 대부분의 질문에 진술을 거부했다.

특검팀은 이번 조사 내용을 바탕으로 적용 법리를 구성하고 공여자로 지목된 이들의 피의자 전환 여부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

특검팀은 오는 11일 김 여사를 재차 소환해 관저이전 특혜 의혹 등 나머지 수사 대상 사안들을 조사할 방침이다.

이는 종합건설업 면허가 없는 인테리어 업체 21그램이 윤 전 대통령 취임 후 대통령실과 관저 이전 및 증축 공사를 수의계약으로 진행해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다.

특검팀은 21그램 김태영 대표의 배우자인 조모씨가 2022년 김 여사에게 디올 가방과 의류 등을 건넨 정황을 포착했으며, 지난달 6일 서초구 아크로비스타에 있는 김 여사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디올 재킷 16벌, 허리띠 7개, 팔찌 4개를 확보했다. 김 대표 부부에게는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가 적용된 상태다.

11일 조사에서 특검팀은 김 여사에게 21그램 측으로부터 공사 수주 청탁의 대가로 이들 물품을 받았는지, 윤 전 대통령이 이를 인지했는지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종묘 차담회와 해군 선상파티 등 권한 남용 의혹, 2023년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서 김기현 의원을 지원한 대가로 김 의원 배우자로부터 로저비비에 클러치백을 받았다는 의혹도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김 여사는 지난 8월 29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 선거개입, 건진법사·통일교 청탁 의혹 관련 혐의로 구속기소됐으며 다음 달 28일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전날 결심 공판에서 특검팀은 김 여사에게 징역 15년과 벌금 20억원, 추징금 9억4천800만여원을 구형했다.

[힐링경제=하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