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고층 아파트 화재참사 [자료사진=연합뉴스]

홍콩에서 26일 발생한 고층 아파트단지 화재로 최소 44명이 숨지고 279명이 실종된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홍콩 경찰은 과실치사 혐의로 건물 보수 공사 책임자 3명을 체포해 조사 중이다.

27일 로이터통신과 홍콩 성도일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2시 52분께 홍콩 북부 타이포 구역의 32층짜리 주거용 고층 아파트단지인 웨드 푹 코트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홍콩 소방 당국은 이날 오전 6시 현재 사망자가 44명으로 늘어났으며 45명이 위중한 상태라고 발표했다. 사망자에는 화재 진압에 투입된 소방관 1명도 포함됐다.

현재 건물 내부에 갇힌 것으로 추정되는 279명이 실종 상태다. 불이 난 건물은 총 7개 동이며, 이 중 4개 동은 약 10시간 만에 진화됐다. 화재 발생 약 16시간이 지난 현재까지도 3개 동은 여전히 진화 작업이 진행 중이다.

홍콩 경찰은 과실치사 혐의로 이사 2명과 엔지니어링 컨설턴트 1명 등 공사업체 책임자 3명을 체포했다. 체포된 이들은 모두 남성으로 나이는 52세에서 68세 사이다.

이번 화재는 홍콩이 1997년 영국에서 중국으로 반환된 이후 최악의 화재참사로 기록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숨진 소방관과 희생자 가족에게 위로를 표했으며 피해 최소화를 촉구했다고 관영 중국중앙TV가 보도했다. 홍콩 행정수반인 존 리 행정장관은 이번 화재를 대규모 참사라고 표현했다.

홍콩 당국은 전날 오후 6시 22분께 화재 경보 단계를 최고 등급인 5급으로 격상했다. 5급 경보는 4명이 사망하고 55명이 다친 2008년 몽콕 나이트클럽 화재 이후 처음이다.

화재가 발생한 단지는 총 8개 동으로 구성돼 있으며 2천 가구에 약 4천800여 명이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지가 위치한 타이포 구역은 중국 본토에 인접한 교외 주거지역으로 유명하며 약 30만 명이 거주한다.

홍콩 당국은 관광버스를 투입해 주민들을 대피시켰다. 인근 학교 건물 등이 임시 대피소로 개방됐으며 약 900명이 수용됐다.

피해가 이처럼 커진 데는 1년 넘게 이어진 아파트 보수 공사와 관련된 여러 요인이 지목됐으나 정확한 원인 규명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화재 당시 건물은 지난해 7월부터 대규모 보수 공사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외벽에 설치된 대나무 비계와 공사용 안전망으로 불이 번지면서 대형 불기둥이 치솟았다.

홍콩 건설 현장에서 흔히 사용되는 대나무 비계에 대해 홍콩 정부가 안전 문제로 공공 프로젝트에서 사용 금지를 단계적으로 추진한다고 올해 초 밝힌 바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당국은 외벽에 설치됐던 안전망, 방화포, 비닐막 등을 타고 화재가 이례적으로 급속도로 확산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불에 타지 않은 건물 외벽 쪽에서 발포 스티로폼 판이 붙어 있던 사실이 확인됐으며 건물 내부 환풍구 등에서도 스티로폼이 발견됐다. 스티로폼은 화재에 매우 취약한 소재다.

주민들은 현지 언론에 화재경보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도 주장했다. 인접한 건물들이 대형 불길에 휩싸이면서 장시간 화재가 진압되지 않았으며, 고온으로 인해 고층에는 진화 인력의 접근도 제한됐다.

소방 당국은 이날 아래층부터 수색 작업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 달 7일로 다가온 홍콩 입법회 선거 관련 활동이 전면 중단됐으며, 존 리 행정장관은 선거 연기 필요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오는 28일부터 29일까지 홍콩 카이탁 스타디움에서 열릴 예정이던 한국 대중음악 시상식 엠넷 마마 어워즈를 포함한 다양한 행사도 연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힐링경제=김재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