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텅 빈 미 현대차-LG엔솔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 [자료사진=연합뉴스]
지난 9월 미국 조지아주에서 발생한 한국인 근로자 대규모 구금 사태 이후 체포됐다가 귀국했던 근로자 중 일부가 최근 미국 현장으로 복귀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지 언론 애틀랜타저널 컨스티튜션(AJC)은 13일(현지시간) LG에너지솔루션이 현대-LG 합작 배터리 공장 현장에 '각 분야 전문가'들이 복귀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다만 LG에너지솔루션 측은 당시 체포된 317명 가운데 구체적으로 몇 명이 복귀했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현대차는 "차세대 특수 기술을 합법적이고 투명한 방법으로 미국에 전수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라며 "앞으로도 고용 및 이민법 등 모든 법규를 철저히 준수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실은 AJC에 "비즈니스 파트너가 공장 완성을 위해 필수적인 고급 기술자들을 단기 파견하기 시작했다"고 전하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를 향해 "조지아 주민을 위한 고소득 일자리 창출을 위해 노력하는 연방정부 파트너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조지아주 서배나에 거주하는 임태환 조지아 동남부 연합한인회장은 연합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지난 9월 이민세관단속국(ICE)에 구금됐던 한국인 근로자 3명이 지난달 B1(단기상용) 비자로 재입국한 것을 직접 목격했다"며 "이들은 구금 경험에도 불구하고 업무 완수를 위해 조지아주로 다시 출장을 왔다"고 전했다.
임 회장은 이들이 기존에 발급받은 B1 비자를 이용해 미국에 입국했으며, 공항 입국 절차에서도 큰 문제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현지 언론 '서배너 타임스'를 운영하는 이정환 국장도 "지난달부터 B1 비자로 재입국하는 현대차 관련 출장자들이 보인다"며 "출장자들이 비자면제프로그램(ESTA)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B1 비자를 정식으로 발급받아 입국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현지 법조계에 따르면, 체포 후 귀국했던 한국인 근로자 중 2명은 지난달 서울 주재 미국 대사관으로부터 "미국 국무부는 귀하에게 발급된 B1/B2 비자가 명시된 기간까지 유효함을 확인한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지난 9월 30일 워싱턴DC에서 열린 한미 양국 정부 간 상용 방문 및 비자 워킹그룹 회의에서 미국 측은 우리 기업들이 대미 투자 과정에서 수반되는 해외 구매 장비의 설치, 점검, 보수 활동을 위해 B-1 비자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과, 무비자 전자여행허가(ESTA)로도 B-1 비자 소지자와 동일한 활동이 가능하다는 것을 재확인했다고 한국 외교부가 밝힌 바 있다.
체포 후 귀국한 한국 근로자 일부가 B1 비자로 미국에 재입국하고 미국 대사관으로부터 기존 비자 사용 가능 확인을 받은 것은 이러한 미국 측 방침이 실제로 이행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9월 4일 미국 이민 당국은 조지아주 서배나 소재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일하던 한국인 317명을 포함해 근로자 450여 명을 체포, 구금해 큰 파장을 일으켰다.
이 사태에 대한 미국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사태 이후 미국 근로자들에게 기술을 전수할 외국 숙련 기술자들의 입국을 보장할 필요성을 여러 차례 언급했다.
그러나 일부 근로자들은 여전히 체포 및 구금 사태의 트라우마 속에 미국으로의 재입국을 원하지 않고 있으며, ICE를 상대로 소송을 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힐링경제=김재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