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용직·임시직 노인들, 불안·불평등 더 많이 느껴"

보건사회연구원, '노인의 사회적 불안' 보고서…"일자리 상실 불안"
소득·재산 최상위층, 사회적 불안 오히려 높아져…은퇴 안 했으면 불안 낮아

힐링경제 승인 2022.06.30 10:07 의견 0
[자료사진=연합뉴스]

일용직이나 임시직으로 일하는 노인들이 다른 노인들에 비해 불안과 불평등을 더 많이 느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30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보건복지이슈앤포커스 최신호 '노인의 사회적 불안과 함의'(곽윤경 불평등소득정책연구실 부연구위원)에 따르면 전국 65~74세 전기노인층 1천명을 대상으로 '한국인의 사회적 문제 경험과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들의 사회불안 인지 수준은 5점 만점 중 3.49점으로 높은 편이었다.

영역별로는 불평등이 3.71점으로 가장 높았고 불공정·경쟁 3.41점, 불신·무망(희망감 없음) 3.19점, 적응·안전 3.05점 순이었다.

특히 임시직과 일용직인 경우 사회 전반에 대한 불안 인식과 불평등 영역의 불안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불공정·경쟁에 대한 불안 수준은 임시직과 일용직은 각각 3.59점과 3.6점이었는데, 이 역시 상용직(3.36점), 고용주(3.38점), 자영업자(3.37점), 비경제활동인구(3.17점)와 차이가 컸다.

[자료사진=연합뉴스]

불평등에 대한 불안 수준도 마찬가지로 임시직(3.9점)·일용직(3.82점)과 상용직(3.6점)·고용주(3.59점)·비경제활동인구(3.2점) 사이의 격차가 컸다. 다만 자영업자에게서도 3.78점의 높은 점수가 나왔다.

전반적인 사회불안 인지 점수 역시 임시직과 일용직이 각각 3.61점과 3.83점으로, 상용직(3.34점), 고용주(3.21점), 자영업자(3.42점), 비경제활동인구(3.36점)보다 높았다.

보고서는 "동일한 노동을 수행하고도 정규직 노동자에 비해 낮은 임금이나 불합리한 계약 조건의 일자리에 종사하는 이들은 언제든 일자리를 잃어버릴 수 있다는 두려움과 불안감을 경험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들 중 일부는 일자리가 생계 수단이기 때문에 일자리가 없어진다는 것은 곧 생계 수단이 없어진다는 의미"라며 "이는 이들 삶의 안정성에 커다란 위협으로 다가온다"고 덧붙였다.

다만 사회적 불안은 소득이나 재산이 많다고 해서 꼭 적게 느끼는 것은 아니었다.

불공정·경쟁, 불평등에 대한 인식 수준은 5분위 소득 중 4분위까지는 낮아지다가 가장 소득이 큰 5분위에서는 다시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마찬가지로 재산이 가장 적은 집단에서도 5억~10억원인 집단으로 갈수록 낮아지다가 10억원 이상 가장 부유한 집단에서 다시 높아졌다.

보고서는 "돈을 더 벌고 재산이 늘어난다고 해서 반드시 불안이 감소하는 것은 아니다"며 "소득과 재산이 많은 집단이 불안한 이유는 자산 중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비상시에 당장 쓸 수 있는 현금이 부족하기 때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2020년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60세 이상 노인의 자산 중 부동산 비율은 78.1%로 높았지만, 저축 비율은 15.1%로 다른 세대에 비해 현격히 낮았다.

한편, 노인들이 느끼는 사회적 불안 수준은 은퇴하지 않은 집단이 3.39점으로 평생 일한 적 없는 집단(3.62점), 은퇴한 집단(3.54점)보다 낮았다. 또 은퇴한 뒤 15년까지는 점점 높아지다가 15년 이상인 경우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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