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여 만에 기대인플레 최고 기록에 '7월 빅스텝' 전망 늘어

신영·한투·JP모건 등 다음 달 0.50%p 인상에 무게

모건스탠리·골드만삭스 등 '빅스텝 가능성 작다' 분석도

힐링경제 승인 2022.06.29 17:07 의견 0

기대인플레이션이 10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자 시장에서 7월 '빅 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 전망이 확산하고 있다.

2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6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대인플레이션율은 5월(3.3%)보다 0.6%포인트(p) 오른 3.9%로 집계됐다. 2012년 4월(3.9%) 이후 10년 2개월 만에 가장 높고, 0.6%포인트 상승 폭은 2008년 관련 통계가 시작된 이후 최대다.

신영증권은 이날 한은의 6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7월 빅 스텝에 나서고 연말 기준금리는 최대 3.0%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6, 7월 0.75%포인트, 9월 0.50%포인트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당분간 주요국의 가파른 긴축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며 "다음 달 한은 금통위의 0.5%포인트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조 연구원은 "지난 21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한은이 빅 스텝을 기정사실화하지는 않았으나, 물가가 꺾일 때까지 금리 인상이 불가피한 점을 강조해 사실상 이를 대비하는 수순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5월 금통위 의사록을 보면 다수 위원은 중립 금리까지 빠른 선제대응을 선호하는 것으로 드러났고, 한은의 빅 스텝 관련 뉘앙스는 지난달 기대심리 억제를 위한 구두 개입 성격과는 달라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조 연구원은 기대인플레이션율이 0.6%포인트 급등한 사실도 빅 스텝 전망의 근거로 들었다.

[자료사진=연합뉴스]

한국투자증권도 최근 "(한은의) 빅 스텝 가능성이 충분해 보인다"며 "물가 상승률과 기대인플레이션이 함께 오르는 국면에서 물가 안정을 위한 선제 대응이자 금융 시장 안정 조치로 현실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JP모건 역시 "한은이 7월 빅 스텝에 이어 8·10·11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추가 인상해 (한국의) 연말 기준금리가 3.0%에 도달할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씨티그룹도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다음 달 14일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SK증권의 신얼 연구원은 인플레이션이 계속 심화할 것으로 예상돼 "한국은행의 빅 스텝이 현실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도 한은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고 원화 가치를 떠받치기 위해 다음 달 14일 금통위 회의에서 역대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시장에 퍼져 있다고 전날 전했다.

하지만 여전히 빅스텝 가능성이 작다는 분석도 있다.

앞서 모건스탠리는 한은이 올해 연말까지 네 차례 0.25%포인트씩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전망하면서 "한은이 빅 스텝에 나설 수 있느냐에 대한 논쟁이 있었는데 한은이 0.25%포인트 넘게 금리 인상을 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다만 "우리의 기본 전망은 아니지만, 만약 인플레이션 데이터가 6%대 영역에 진입할 경우 빅스텝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골드만삭스 역시 이달 중순 한은 금통위가 올해 연말까지 네 차례 연속 0.25%포인트씩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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